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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트하우스가 1층으로 내려왔다"

조은무지개 2007. 1. 9. 10:34
 

"펜트하우스가 1층으로 내려왔다"


천장 높이고 테라스 만들고…진화하는 아파트 1층


광주에 사는 김모(45)씨는 최근 당첨된 광주 금호동 쌍용스윗닷홈 49평형 1층을 며칠간의 고민 끝에 계약했다.

주변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니 1층은 잘 팔리지도 않고 다른 층보다 시세도 낮게 형성된다는 것이었다. 김씨는 처음에 계약을 포기하려다 다른 층에는 없는 발코니형 전용공간에 끌려 계약했다.

아파트 1층에 당첨되면 누구나 고민하게 마련이다. 조망권이 거의 없고 앞 동에 가려 실내가 어두운 데다 밖에서 들여다보여 사생활이 쉽게 노출된다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1층이라는 이유만으로 입주 이후에도 주인을 만나지 못하는 아파트가 수두룩하다.

건설업체들은 그동안 1층의 경우 1층 앞 정원을 ‘전용공원’ 처럼 사용토록 하며 팔았다. 하지만 지난해 9월 경기도 행정심판위원회가 이 같은 행위는 불법이라고 판정하자 업체들이 앞다퉈 다양한 ‘1층 상품’이 선보이고 있다. 1층 복층형과 천장 높이기 등의 품질 고급화가 대표적이다.

펜트하우스가 1층에

1층이 맨 꼭대기층에 들어서는 펜트하우스에서 주로 볼

수 있는 테라스ㆍ복층 구조로 지어진다.

현대산업개발은 상반기 중 울산시 우정동에서 분양할 아파트 1층에 새로운 복층형을 선보인다. 1층과 지하층을 연결한 평면으로 1층은 거실과 침실, 지하층은 스튜디오로 꾸민다.

GS건설은 지난해 6월 광주광역시 서구 마륵동에서 상무 자이를 분양하면서 78평형 1층 가구 일부를 복층형으로 내놨다. 아래층에는 방 한 개와 거실을 만들고 위층에는 침실을 많이 배치하는 세대 분리형이다.

1층의 복층화는 2005년부터 선보였다. 두산산업개발은 그해 상반기 화성 동탄신도시에서 51평형 1층을 모두 복층으로 설계했다. 펜트하우스를 1층으로 끌어내린 셈인데 청약경쟁률이 3.2대 1로 평균 경쟁률을 웃돌았다.

천장 높이고 바닥 낮추고

1층 가구에 대해서만 천장을 높여 개방감을 주는 노력도 엿보인다. 용인지방공사는 8일부터 청약 접수 중인 경기도 용인시 흥덕지구 이던하우스의 1층 청장 높이를 일반적인 2m30cm보다 20cm 높은 2m50cm로 설계했다.

우림건설이 지난해 10월 경기도 광주시 오포에서 내놓은 우림필유의 천장 높이는 3m10cm에 달한다. 천장도 높였지만 바닥을 60cm나 더 낮춰 방과 거실의 높이 차이를 뒀다.

2005년 하반기 풍성주택은 동탄신도시에서 내놓은 신미주아파트 43평형 1층의 천장을 288cm로 높이면서 분양가를 기준 층보다도 평당 23만원 비싸게 받았는데도 인기를 끌었다.

또 다른 특징은 현관 앞 엘리베이터 대기공간의 소음 해소 방안이다. 오포 우림필유의 경우 지하 1층에 호텔 같은 공동현관을 만들어 1층을 통한 출입을 최대한 억제토록 설계했다. 1층 가구의 프라이버시를 보장하기 위해서다.

현대건설도 경기도 용인시 상현동에서 곧 분양할 힐스테이트 1층 가구의 현관소음을 없애기 위해 현관을 로비형으로 만든다. 현대건설 김대근 부장은 “엘리베이터실을 1층 가구의 현관에서 조금 띄우고 천장 높이기 등의 혜택을 준다면 수요가 분명히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1층이 올라간다

필로티(각 동 1층을 없애고 기둥으로 받친 형태) 설계를 통해 1층을 2층으로 끌어올리는 방식은 오래전부터 시행돼왔다.

그런데 이제는 2층까지 필로티로 만들고 3층 자리가 1층이 되는 혁신적인 상품도 나왔다.

동일하이빌은 대구시 수성구 상동에서 지난해 11월 내놓은 수성 동일하이빌 레이크시티(1411가구) 16개동 모두에 지상 2층 높이의 필로티를 적용했다. 필로티 높이가 5.8m기 때문에 실제 1층 높이는 기존 3층에 해당한다. 이 회사 김격수 이사는 “저층 가구에 조망권을 어느 정도 확보해주고 통풍과 채광까지 제시함으로써 1층에 대한 기피현상을 해소하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쌍용건설은 지난달 광주 금호동에서 내놓은 쌍용예가 1층 가구에 16~17평짜리 발코니형 전용정원공간을 제공한다. 지상에서 3~5m 높이의 필로티 위에 1층 세대와 데크를 설치하는 것으로, 데크에 정원을 꾸밀 수 있다는 것이다. 1층을 높여 전용공간을 만들고 대신 분양가를 평당 100만~700만원 비싸게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