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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소문 없이 오르는 오피스텔 몸값

조은무지개 2007. 1. 9. 10:50
 

소리 소문 없이 오르는 오피스텔 몸값


매물 부족 속 매매 호가 상승세


“‘소리 소문 없는 오름세’라는 말이 적절할 것 같네요. 가격 상승세가 가파르지도 않고, 요란스럽지도 않지만 서서히 그러면서 꾸준히 오름세를 타고 있지요. 요즘 아파트 매매시장이 비수기와 주택담보대출 규제 영향으로 주춤하지만, 이곳 오피스텔 시장은 ‘조용한 질주’를 하고 있다고 보면 될 것 같아요.”

일산신도시 장항동 오피스텔 밀집촌. 지난해 10월까지만 하더라도 이곳 오피스텔 매매시장은 침체 그 자체였다. 매물은 넘쳐 났지만 매수세가 끊기면서 가격도 내리막길이었다. 일부 단지에선 분양가 이하로 가격이 떨어진 매물도 적지 않았다. 공급 과잉에다 주거용 오피스텔에 대한 실태조사에 따른 양도세 부담 증가 등이 주택 수요 및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던 것이다.

하지만 요즘은 시장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일산신도시 장한동 오렌지공인 관계자는 “오피스텔 임대시장이 살아나면서 매매시장에도 온기가 돌고 있다”고 말했다.

수요 꾸준하면서 몸값도 ‘꿈틀’

오피스텔 매매값 상승세는 서울·수도권 전역에 걸쳐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다. 아직까지는 서울 강남 테헤란로 일대와 일산·분당신도시 등 일부 지역에 국한된 얘기다. 이들 지역 오피스텔 매매값 상승세 역시 가파르지는 않다. 지난해 하반기 치솟았던 아파트 값에 비하면 ‘조용한 질주’를 하고 있는 것이다.

고양시 일산신도시 장항동 일산아이스페이스 29평형은 4억5000만원선(로열층 기준)으로 지난해 10월 이후 5000만~8000만원 가량 올랐다. 전셋값도 2억원으로 최고 5000만원 가량 뛰었다. 월 임대료는 보증금 5000만원에 월 120만~130만원으로, 3개월 새 월세가 30만~40만원 가량 올랐다.

장항동 바이일산공인 김정옥 시장은 “지난해 말 아파트값이 크게 오르고 매물도 귀해지자 오피스텔 쪽으로 발길을 돌리는 매매 수요가 늘면서 가격도 오름세를 타고 있다”고 말했다. 한동안 꿈쩍 않던 일산신도시 중소형 아파트값이 급등하자 소규모 오피스텔 몸값도 덩달아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이다. 김 사장은 “주요 수요층은 맞벌이 젊은 부부나 독신자들로, 이들은 아파트에 전세로 사느니 차라리 값싼 오피스텔이라도 매입하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일산 장항동 양우로데오시티 18평형도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매매 호가가 5500만~6000만원이었으나 지금은 7500만~7800만원을 줘도 매물을 구하기가 힘들다. 마두동 B공인 관계자는 “아파트 전세를 구하지 못한 신혼부부와 직장인 등이 미리 살집을 알아보기 위해 찾고 있지만 매물이 많지 않다”며 “최근 전용 15평 이하 오피스텔에 대해 바닥 난방 설치가 허용되는 등 규제 완화 움직임도 거래 분위기가 반전시키는 데 한몫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 테헤란로 일대 오피스텔 시장도 마찬가지다. 강남구 삼성동 선릉에클라트 B동 20평형은 1억4500만~1억5000만원으로 작년 10월 시세에 비해 1500만~2000만원 올랐다. 삼성동 삼성공인 구교원 소장은 “몇 달 전만 하더라도 1가구2주택자들의 양도세 회피용 매물이 많이 나왔지만 최근에는 가격이 강보합세를 보이고 있다”며 “앞으로 더 이상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로 매수 문의는 꽤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 영향으로 테헤란로 일대 신축 오피스텔의 공실률은 거의 제로(0%)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한다.
 


마이너스 프리미엄도 사라져

분당신도시 정자동 일대 오피스텔시장도 침체 국면에서 완전히 벗어난 분위기다. 정자동 두산위브파빌리온 22평형은 지난해 11월 이후 1000만~1500만원 올라 1억7000만원 밑에선 구하기 힘들다.

임대료 역시 상승세다. 전세의 경우 1억1000만원으로 2개월 새 1000만~2000만원 가량 올랐다. 월세도 10만~20만원 뛰었다. 인근 정자동 인텔리지 21평형도 지난해 10월 1억1000만원에서 지금은 1억3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정자동 강남제니스공인 오인철 사장은 “아파트에서 전세로 살던 세입자들이 소형 오피스텔을 많이 찾고 있지만 새 오피스텔이 귀하다 보니 기존 오피스텔 몸값도 오르고 있다”며 “임대료도 짭짤한 까닭인 지 요즘에는 임대 사업 목적으로 소형 오피스텔을 구입하려는 수요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오피스텔 분양권 값도 오름세다. 올 10월 입주 예정인 마포구 상암동 대우이안 40평형은 분양가보다 프리미엄이 5000만~1억원 가량 붙었다. 한강 조망권을 확보한 25층 이상일 경우 웃돈이 무려 1억3000만원 이상 형성됐다. 하지만 매물이 많지 않다고 한다. 상암동 OK공인 양상희 사장은 “지난 가을까지만 해도 웃돈이 거의 붙지 않았지만 지금은 물건이 없어 못 팔 정도”라며 “입주가 가까워질수록 매매 호가는 더 뛸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동작구 성원상떼빌의 경우 12~27평형 등 중소형 평형을 중심으로 매매가가 오르면서 분양가 수준을 회복했다. 지난 10월 중순 이전까지만 해도 분양가에서 10%를 할인한 가격에 매매가 이뤄졌지만 지금은 마이너스 매물은 더이상 나오지 않고 있다.

오름세는 언제까지?

더욱이 올해에는 지난해보다 공급 물량이 절반 가까이 줄어들어 매물난에 따른 가격 상승세가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주택업계에 따르면 올해 오피스텔 입주 물량은 6718실로, 지난해 1만1998실에 비해 절반 가량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해밀컨설팅 황용천 사장은 “아파트를 찾는 수요자들이 오피스텔로도 눈을 돌리면서 공급 초과 현상이 수요 초과 현상으로 역전됐다”며 “올해에는 공급이 많이 모자라 인기지역의 경우 당분간 매물난은 지속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반론도 적지 않다. 오피스텔 시장 상황이 호전된 것은 사실이지만 일부 지역에 한정된 현상이고, 또 언제까지 가격 오름세가 지속될 지는 의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내집마련정보사 함영진 팀장은 “오피스텔 시장의 차별화 현상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며 “오피스텔은 일부 지역을 제외하곤 시세 차익을 얻기가 어려운 데다 거주용으로 사용하다 적발될 경우 1가구2주택으로 간주돼 양도세 중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