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구 고덕 주공 1단지 “나 먼저 간다”
강동구 고덕 주공 1단지 “나 먼저 간다”
재건축 5일 착공 … 다른 재건축단지, “우린 언제 가나"
서울 강동구 고덕동 ‘고덕 주공 1단지’ 재건축 아파트가 4월 5일 오후 3시 착공식을 하고 본격적으로 새 아파트 건립 공사에 들어갔다. 2003년 4월 안전진단을 통과하고 그해 6월 재건축조합설립인가를 받은 지 4년 만이다.
이로써 지상 5층 121개 동 13~15평형 780가구였던 고덕 주공 1단지 아파트는 지상 12~20층 14개 동 25평~65평형 총 1142가구로 다시 태어나게 됐다. 시공은 현대산업개발이 맡는다. 입주 예정일은 2009년 6월이다.
조합원 추가분담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기존 13평형 조합원이 34평형에 입주하는 경우 대략 3000만~6000만원, 15평형 조합원이 44평형에 들어가는 경우 대략 1억5000만~2억원을 내야 할 것으로 조합 측은 보고 있다.
다른 단지 재건축 추진 지지부진
고덕 주공 1단지는 지난해 6월 30일 사업계획승인을 받아 같은 해 7월 12일부터 시행된 기반시설부담금을 피해 갔다. 또 지난해 9월 20일 관리처분계획안을 신청, 같은 해 9월 25일 이후 관리처분계획안을 신청하는 단지부터 적용되는 개발부담금 대상에서도 빠졌다.
이는 주민 단합 등을 통해 사업을 조속히 진행한 결과다. 조합 측은 기반시설부담금과 개발부담금을 내지 않아도 돼 가구당 평균 1500만~3000만원의 추가 부담을 던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강동구 고덕지구 재건축 추진 단지는 고덕 주공 1단지를 비롯해 고덕 주공 2~7단지, 고덕시영 등 모두 8곳이다. 그러나 ‘나 홀로’ 순항하고 있는 고덕 주공 1단지를 제외한 나머지 단지들은 아직 갈 길이 멀다.
게다가 이들 단지들은 지난해 시행된 기반시설부담금와 개발부담금 등을 내야 할 형편이다. 9월 도입되는 분양가상한제도 적용받을 것으로 보여 앞으로 ‘가시밭길’을 걸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다른 단지 재건축 사업성은 크게 떨어질 것으로 현지 부동산중개업소들은 보고 있다. 고덕동 종점공인(02-427-6633) 서세석 대표는 “용적률이 한정돼 있는 데다 각종 부담금까지 물어야 하기 때문에 사업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그러나 그런 것들이 이미 시세에 반영이 돼 있어 부담금 때문에 가격이 더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덕 주공 1단지 입주권은 현재 34평형이 8억5000만~9억5000만원, 45평형이 12억~14억원, 55평형이 15억~17억원, 65평형이 20억~22억원 선에서 시세가 형성돼 있다. 이 시세는 조합원 추가분담금이 모두 포함된 것이다. 현재 조합원 추가분담금은 1차로 20% 가량이 납부된 상태다.
따라서 34평형을 지금 살 경우 8억5000만~9억5000만원에서 대략 3000만원 가량(1차 납부 뒤 남은 추가분담금으로 같은 34평형이라도 매도자의 전 지분에 따라 달라 추가분담금은 모두 다르다)을 빼고 계약하게 된다.
고덕지구 내 다른 재건축 아파트는 현재 고덕시영 17평형이 5억2000만원, 고덕 주공 3단지 14평형이 5억1000만원 선에서 매물이 나온다. 지금 이 아파트를 사면 이 가격에 매입한 뒤 나중에 새 아파트 배정 평형에 따라 조합원 추가분담금을 내면 된다.
주공 1단지, 입주권 매수 문의 꾸준
고덕 주공 1단지는 전반적으로 매수세가 실종돼 거래가 끊긴 상황에서도 사업 속도가 빨라 매수 문의는 꾸준하다. 특히 이 아파트의 입주권은 전매가 1차례 가능해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은 편이다.
실로암공인(02-426-8333) 양원규 사장은 “요즘 매수 문의 10건 가운데 9건은 고덕 주공 1단지에 대한 것”이라며 “전반적으로 매수세가 관망세로 돌아섰지만 고덕 주공 1단지 입주권에 대한 매수 문의는 꾸준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 거래는 드문드문 이뤄진다. 부동산25공인(02-3013-8300) 장흥수 사장은 “다른 단지들은 물론 고덕 주공 1단지도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며 “매물도 없는데다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수요자들 사이에서 강하게 작용하고 있는 때문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실로암공인 양 사장은 “고덕 주공 1단지 착공을 계기로 다른 재건축 단지들도 사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며 “대출 규제를 피할 수 있다면 지금 시점에서 고덕 주공 1단지 입주권이나 다른 단지 급매물 등을 적극 공략해보는 것도 좋은 투자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