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 투자/* 부동산뉴스

세운상가 자리에 220층 빌딩 짓겠다고?

조은무지개 2007. 5. 9. 14:26
 

세운상가 자리에 220층 빌딩 짓겠다고?


서울시 “도시 경관 해칠 수 있다”며 반대


서울 중구청이 세운상가 일대의 재정비촉진지구에 220층 규모의 초고층 빌딩을 짓겠다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세계 최고층의 건축물을 지어 서울시 발전에 이바지하겠다는 것이다.

중구 주민들도 자체적으로 모임을 만들어 서울 시민들을 상대로 220층 빌딩 건립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여 중구청의 사업 추진에 힘을 보태고 있다.

중구청과 중구 주민들의 바람대로 이곳에 220층 빌딩이 들어선다면 서울시는 현존하는 세계 최고층 빌딩을 갖게 된다. 관광객 유치 등 그에 따른 파급효과도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서울시가 도시 미관상 좋지 않다는 이유 등으로 초고층 빌딩 건립에 반대하고 있어 향후 사업 추진이 쉽지 많은 않을 전망이다.

서울시는 반대 입장 분명

중구청은 8일 세운재정비촉진지구 3구역과 5구역 일대 2만여 평 부지에 220층 규모(대지면적 3000~3500평)의 세계 최고층 빌딩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구청 관계자는 “초고층 빌딩은 도심의 각종 기반시설과 연계돼 국제적인 관광도시를 형성하게 될 것”이라며 “초고층 빌딩이 건립되면 서울시의 관광도시화 전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초고층 빌딩 건립은 비단 우리뿐만 아니라 도시 경쟁력 확보 등을 위해 세계 각지에서 경쟁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라며 “우리나라는 특히 초고층 빌딩 건축기술에서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만큼 이번 사업은 반드시 추진돼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현재 서울 4대문 안에서는 높이 90m(30층 내외)를 초과해 건축물을 지을 수 없다. 서울시가 도심 경관을 헤칠 수 있다는 이유로 2000년 만든 서울시 도시환경정비기본계획 때문이다.

이 계획에 따르면 남산과 북악산, 인왕산, 낙산의 높이(약 90m)보다 건축물을 더 높이 지을 수 없도록 돼 있다. 건축물을 이들 산보다 높게 지으면 도심 경관상 안 좋다는 것이다.

따라서 중구청은 서울시의 도시환경정비기본계획 수정을 강력하게 요청한다는 방침이다. 중구청은 최근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초고층 빌딩 전담 부서를 신설하기도 했다.

주민들은 서명운동 벌여

중구 일대 주민들도 중구청을 거들고 나섰다. 주민들은 지난달 도심의 건축물 높이 규제에 반대하는 이른바 ‘도심 높이 규제 반대 서명운동추진위원회’를 만들어 서울 시민들을 대상으로 서명운동을 벌였다.

위원회는 현재까지 서울 시민 15만여 명의 서명을 받았다고 밝혔다. 위원회 측은 “세계 최고층의 빌딩을 짓는다는 데 시민들도 많은 관심을 보였고 호응도 기대 이상이었다”고 전했다. 위원회는 5월 안으로 오세훈 서울시장을 직접 만나 서명내용을 전달할 계획이다.

그러나 중구청의 220층 빌딩 건립 추진은 쉽지 많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승인권자인 서울시가 반대하고 있어서다. 서울시는 도시 미관을 해칠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서울시는 특히 유네스코 세계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가 지난해 말 종묘 주변 개발이 종묘의 세계적 가치와 지위에 영향을 미칠 경우 종묘를 목록에서 제외할 것이라는 경고를 보내와 220층 빌딩 건립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중구청의 생각은 다르다. 중구청 장성삼 공보팀장은 “세운상가 자리에 30층짜리 빌딩 6~7개 동을 짓느니 220층짜리 한 개 동을 짓겠다는 것”이라며 “도시 미관상 30층짜리 6~7개를 세우는 것보다는 오히려 220층짜리 하나가 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 팀장은 또 “서울시가 유네스코 문제를 얘기하는데 세운지구는 종묘와 500m나 떨어져 있다”며 “필요하다면 서울시가 유네스코 등을 상대로 설득 작업을 벌일 수도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중구청은 한 발도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양측의 공방이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중구청은 초고층 빌딩 건립 사업을 구의 3대 역점 사업으로 선정하고 늦어도 오는 10월 촉진계획 수립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