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지지구내 상업용지 ‘금덩어리’로 변했다는데...
택지지구내 상업용지 ‘금덩어리’로 변했다는데...
수도권 택지난, 상한제 등 피해 업체들 몰려
22일 한국자산관리공사 전자자산처분시스템인 ‘온비드’ 홈페이지. 이날 오전 6시부터 시작된 부천 중동신도시 GㆍF 블록 상업용지(5650평) 공개 입찰에 참여 업체들이 하나둘씩 모여들더니 낙찰가가 순식간에 1817억400만원으로 치솟았다.
이 땅의 내정가는 1058억4644만7700원으로 낙찰가율은 177%를 웃돈다. 이날 입찰에는 포스코, 대우 등 대형 업체들이 가세해 경쟁률은 10대 1에 달했다.
인기 택지지구 상업용지 몸값 천정부지
수도권 택지지구에서 공동택지ㆍ타운하우스 용지에 이어 이처럼 상업용지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용지난에 시달리는 시행업체 등이 대거 입찰에 몰리면서 업체간 땅 확보전이 불꽃을 튄다.
올해 3월 공개경쟁 입찰에 부쳐진 인천 청라지구 일반 상업용지에는 시행업체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과열 경쟁 양상까지 빚었다.
최고 10대 1의 경쟁를 기록한 이날 입찰에서 26블록에 들어선 일반상업용지(681평)는 내정가(81억6075만원)의 2배가 넘는 164억19443만원에 팔렸다.
지난해말 한국토지공가가 공개경쟁 입찰에 부친 동탄신도시 중심상업용지(14-9블록)는 내정가격(평당 1821만원)보다 두 배 정도 높은 평당 3503만원에 매각됐다. 이날 동시에 입찰에 부쳐진 각종 상업용지 44개 필지도 단숨에 팔려나갔다.
동탄신도시 중심상업용지는 용적률이 800%에 달해 최고 25층까지 오피스텔, 상가 등을 지을 수 있다.
상한제 피해 오피스텔 등 건축 많아
택지지구내 상업용지의 인기가 높은 이유는 서울ㆍ수도권 용지난이 가장 크다. 도심지에 개발할 땅이 남아 있던 2∼3년 전만 해도 공공이 개발하는 택지지구내 대형 상업용지에 대한 업체들의 관심은 비교적 덜했다.
이런 땅은 아파트 용지 등에 비해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한 업체들의 외면으로 인기가 없고, 유찰되는 사례가 많았다. 2005년 말 공개 입찰 매각한 하남지구 상업용지 69-2, 72-1 등 2개 필지는 입찰 신청업체가 단 한곳도 없어 유찰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용지난 등으로 일감이 줄어든 시행사, 건설업체들이 택지지구 내 상업용지 입찰에 벌떼처럼 몰려들면서 사정은 바뀌기 시작했다. 그렇지 않아도 분양가상한제, 원가공개 등으로 가뜩이나 사면초가에 빠진 업체들에게 택지지구내 상업용지는 그나마 ‘동아줄’이 되고 있는 것.
부천 중동신도시 상업용지를 낙찰받은 HJ라이프씨엔디 관계자도 “신도시에 오피스텔을 지어 분양, 임대사업을 병행하면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해 응찰하게 됐다”고 말했다.
상가정보연구소 박대원 연구원은 “택지지구 상업용지에 오피스텔 등을 지으면 상한제 등의 규정을 받지 않아도 돼 시행업체들이 몰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묻지마’ 응찰은 금물
하지만 인기 택지지구내 상업용지라도 ‘묻지마’ 응찰은 피하는 게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각종 규제, 분양시장 위축 등으로 사업성이 예전만 못하다는 것.
특히 주상복합은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면 건축비를 보전받기 어려워 수익성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시간과 공간 한광호 대표는 “아파트에 비해 주상복합은 마감재 등이 비싸 이윤 폭이 줄어든다”며 “이를 피해 오피스텔, 상가 등을 짓더라도 공급과잉으로 분양, 임대 등에서 모두 고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