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천구, 초중학생 `초만원`
양천구, 초중학생 `초만원`
"학교 옆으로 이사가도 원하는 학교를 못 간다고요?"
4학년 초등학생을 둔 학부모 장미영 씨(42ㆍ서울 송파구)는 2년 후에 서울 양천구 목동으로 이사할 계획을 세웠지만 최근 고민에 빠졌다. 해당 교육청에서 11월 말~12월 초에 이사를 와봤자 목동에 있는 중학교에 진학하기 어렵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장씨는 "목동으로 이사하는 이유가 애 학교 때문인데, 근처 학교에 못 간다니 말도 안 된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 출산율 줄어도 학생은 크게 늘어
= 최근 출산율 급감으로 서울 학생 수가 크게 줄고 있지만 양천구는 예외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4월 1일 현재 양천구 초등학생 수는 3만9420명으로 99년보다 4.71% 늘어났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많이 늘어난 수치다. 중학생 수도 11.51% 늘어나면서 증가율 1위를 기록했다.
이 기간에 서울지역 초등학생 수는 8.6% 줄었다. 특히 강남구(-6.8%)를 비롯해 중랑구(-20.1%) 송파구(-18.6%) 등도 크게 줄었다.
양천구를 관할하는 강서교육청은 "학교 수에 비해 학생이 너무 몰린다"며 "적어도 초등학교 6학년 2학기 초에 목동 지역에 거주하고 있어야 근처 중학교에 배정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11월 중반쯤에는 내부적으로 정식 배정을 마치기 때문에 그 후에 이사온 거주자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재배정'에서는 원하는 학교에 갈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이다.
◆ 어릴 때부터 '좋은 물'에서 키우려는 학부모 많아
= 양천구에 있는 18개 중학교 가운데 학부모들이 선호하는 중학교는 이른바 '단지 내 학교'인 목동, 목일, 신목, 양정, 월촌중 등. 이들 학교 중 상당수는 학급당 인원이 50명에 육박한다. 서울지역 중학교 평균 학생 수가 35명인 것을 감안하면 '콩나물 시루' 수준이다.양천구 학교 배정은 '정원' 개념이 아니라 '수용인원'에 맞춰 이뤄진다. '책상ㆍ의자가 들어가는 데까지' 학생을 받는 것이다.
초ㆍ중학생들이 양천구로 몰리는 이유는 위해환경이 적은 데다 특목고 진학률이 높고 학원 등 교육여건이 우수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 학부모는 "어릴 때부터 안정적인 교육환경에서 학교를 다녀야 좋을 것 같아 올해 초 전세를 얻어 (목동으로)왔다"고 말했다.
강서교육청 관계자는 "강남구로 가기에는 경제적ㆍ심리적 부담을 느끼는 학부모들이 대안으로 양천구를 생각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