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신도시 개발 프리미엄 어디 갔어?”
“어, 신도시 개발 프리미엄 어디 갔어?”
동탄1신도시 부동산시장 썰렁…매매ㆍ전세 동반 약세
“신도시 개발 프리미엄요? 사라진 지 이미 오래됐어요.”(경기도 화성시 동탄면 오산리 D공인 관계자)
“아니, 이곳에 언제 신도시 개발 프리미엄이 있기나 했나요?”(동탄1신도시 아이파크단지 인근 I공인 관계자)
경기도 화성 동탄1신도시. 수도권 2기 신도시 첫 주자로, 현재 시범단지 입주가 거의 막바지 단계에 있다. 7월 중순 시범다은월드반도아파트 단지 입주를 끝으로 시범단지 입주가 마무리된다.
시범단지 입주가 거의 끝나가면서 신도시 외관도 이제 어느 정도 모양새를 갖춰가고 있다.
하지만 이곳 부동산 시장은 차분한 분위기다. 동탄2신도시가 발표된 지 20일이 지났지만 동탄1신도시 아파트 매매시장은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신도시 발표 초기 개발 기대감으로 들썩거렸던 아파트 값의 경우 금세 호가 거품이 거의 제거됐고 매수세도 뚝 끊겼다. 호가가 단기 급등하자 매수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섰고, 정부의 대대적인 투기단속까지 겹친 때문이다.
그렇다고 매물도 많지 않아 현지 부동산 중개업계는 개점 휴업 상태다. 동탄신도시 시범다은공인 관계자는 “주택 수요자들이 신규 분양하는 주상복합아파트에만 관심을 보일 뿐 기존 아파트는 쳐다보지도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집들이 착착 진행…시범단지 입주율 73%
동탄1신도시 시범단지에 들어선 아파트는 모두 6587가구다. 이 가운데 19일 현재 4803가구가 입주했다. 올 1월 말 첫 집들이 이후 5개월 만에 72.9%의 입주율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입주율이란 새 아파트에 집주인이나 세입자가 실제 살고 있는 비율을 뜻한다.
특히 5월 31일 입주를 시작한 시범다은월드반도아파트(월드건설과 반도건설 공동 시공)를 제외한 입주율은 86.6%에 달한다. 거의 대부분의 아파트가 입주 막바지에 있는 것이다.
동탄1신도시에서는 9월부터 시범단지 외 지역에서 입주 물량이 쏟아져 내년까지 3만2000여 가구가 집들이를 할 예정이다.
“매수세 뚝 끊겼어요”
“사려는 사람이 없는 데 가격이 오르겠어요?” 동탄1신도시 W공인 관계자의 말이다.
동탄2신도시 후보지가 발표된 지 20일이 지나면서 서쪽의 동탄1신도시 아파트시장에선 개발 프리미엄이 없어진 듯하다. 지난 1일 동탄2신도시 지정 후 기존 동탄1신도시 내 아파트 호가가 하루 새 최고 5000만원까지 급등했으나 지금은 상승세가 완전히 꺾였다. 그나마 단기 급등했던 호가도 빠져 한 달 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동탄1 시범단지 포스코ㆍ삼성래미안ㆍ롯데대동아파트 32~34평형은 신도시 발표 직후 4억5000만~4억8000만원 선으로 4000만~5000만원 가량 올랐으나 지금은 4억2000만~4억3000만원 선으로 호가가 내렸다.
동탄면 오산리 동탄원주민공인(031-377-9777) 이재운 실장은 “분당급 신도시 후보지 발표가 ‘반짝 호재’로 작용해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두면서 일부 호가를 올리던 상황은 더 이상 찾아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매물이 많은 것도 아니다. 동탄1신도시 M공인 관계자는 “가격 상승 기대감에 매물이 자취를 감춘 게 아니라 양도소득세 부담 때문에 매물이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동탄신도시 아파트의 경우 지금 팔면 보유기간이 1년이 안 돼 양도세율이 50% 적용된다. 양도 차익의 절반을 고스란히 세금으로 내야 한다는 얘기다. 그래서 양도세가 무서워 매물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또 동탄2신도시 분양가가 중소형을 중심으로 동탄1신도시 시세보다 훨씬 싼 평당 800만원대에 책정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입주 아파트 호가 상승을 막는 원인으로 작용하는 듯하다.
오산리 P공인 관계자는 “인근 동탄2신도시 30평형대 아파트를 3억원에 분양받는 데 누가 프리미엄만 2억원 가까이 주고 동탄1신도시에 집을 사겠느냐”고 반문했다.
전세시장, 물량 쇼크로 하반기도 약세 예상
동탄1신도시 아파트 전세시장도 약세다. 이곳 아파트 전셋값은 평균 평당 280만~290만원에 불과해 평당 매매가격(약 1300만원)에 비하면 21~23% 수준에 그치고 있다.
동탄1신도시 30평형대 아파트 전셋값은 8000만~1억원선이다. 동탄신도시 시범다은월드반도 35평형의 매매가는 4억5000만~4억8000만원이지만 전셋값은 9000만~9500만원에 나와 있다.
더욱이 여름이 다가오면서 계절적으로 비수기를 맞은 데다 9월부터 시작되는 추가 입주로 전세시장이 물량 쇼크에 빠져들 것 같다는 게 현지 부동산 중개업계의 설명이다.
상가 시장도 반짝 장세
이달 초 동탄2신도시 개발 기대감으로 동탄1신도시 중심상업지역내 상가에 투자자가 한때 몰려들기도 했다. 신도시 면적 확대 후광효과를 기대한 ‘묻지마 투자’ 조짐이 일부 나타나기도 한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시장 분위기가 확 바꿨다. 2~3개월 전과 마찬가지로 신도시내 상가 분양 사무소나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에는 상가 매입을 문의하는 전화가 거의 없다. 이곳 상업중심지역에 들어선 상가건물에는 아직까지도 빈 점포가 수두룩하다. 이미 지어진 상가의 평균 입점률은 20%선에 불과하다는 게 현지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상가 몸값도 보합권에 머물러 있다. 1층 A급 점포 시세는 평당 3500만~4000만원 선으로 한 달 전과 큰 변동이 없다. 임대시장 역시 침체돼 있다. 이곳 1층 12~13평짜리 목 좋은 점포의 경우 보증금 1억원에 월 350만~400만원 선이다.
상가정보연구소 박대원 수석연구원은 “평당 3500만~3800만원 짜리 상가에 투자해 적정 수익을 내려면 보증금 1억원, 월 임대료 500만∼600만원은 받아야 하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다”고 말했다.
동탄신도시 H공인 관계자는 “평당 평균 3800만원 이상인 높은 분양가를 감안하면 A급 1층 점포라도 임대 수익성이 좋지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적정 수익을 내려면 보증금 최소 1억원에 월 임대료 500만~600만원은 받아야 하는 데 수요가 없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동탄1신도시는 전체 개발 면적에 대한 상업용지 비율이 분당(8.3%),일산(8%)보다 크게 낮은 3%대로 상가 수가 적은 데다 신도시 전체의 입주가 끝나 수요가 늘면 상황은 바뀔 것이라는 지적도 많다.
동탄면 오산리 메타폴리스공인(031-378-2266) 이진오 사장은 “동탄2신도시 건설이 본 궤도에 오르면 동탄신도시 면적 확대의 수혜효과를 기대한 투자자들의 발길이 크게 늘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