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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부세 불똥 강남 전세로 튀나

조은무지개 2006. 12. 15. 13:04
 

            종부세 불똥 강남 전세로 튀나


서울 목동 20평형 세입자 최모씨(41)는 불길한 예감이 '전세금 인상'이라는 현실로 다가오자 가슴이 답답하다.

2004년 2월 전세 1억원에 들어왔으나 집주인은 내년 초 재계약을 앞두고 3500만원을 올려달라고 통보했다는 것. 최씨는 "애초 1억2000만원으로 얘기됐다가 2주택자인 집주인이 종부세 통지서를 받더니 시세대로 받겠다고 전했다"며 "전세가 어려우면 차액에 대해 월세로 하자는데 이래저래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내년 초 전세 재계약을 앞두고 서울 주요 아파트 집주인들이 속속 전세금 인상을 통보하면서 세입자들이 연말 '가슴앓이'중이다.

일부 다주택자들이 세금 부담을 전세금에 전가시키는 데다 강남 목동 등 주거 선호 지역에서는 학군 수요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도권 전체로 보면 전세 시장이 비교적 안정돼 있어 내년 초 전세 대란으로 이어질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다.

◆ 강남 학군 수요, 월세 전환, 종부세 전가 영향

14일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학군 수요가 형성되는 대치동 도곡동 삼성동 일대 아파트 전세금이 오르고 있다. 대형 평수보다는 20~30평형대를 중심으로 전세 수요가 몰리고 있다.

겨울방학이면 대표적으로 전세금이 뛰는 은마아파트 30평형대는 최근 한 달여 만에 3000만~4000만원이 뛰었다. 10월 말 2억~2억5000만원 하던 31평형은 2억5000만~3억원으로 올랐고 34평형도 2억5000만~3억원대에서 2억8000만~3억3000만원대로 올랐다. 인근 M공인 관계자는 "전세를 월세로 돌리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공급이 달리다보니 가격이 오르고 있다"면서 "종합부동산세를 맞은 집주인들이 세입자에게 부담을 전가시키는 영향도 크다"고 지적했다.

◆ 재계약 많아 비수기임에도 물건 부족

서울 대단지를 중심으로 비수기임에도 전세 물건 부족이 심화되고 있다.

성동구 옥수동 삼성아파트 32평형은 현재 2억4000만~2억7000만원 선에 전세 매물이 나와 있다. 25평형은 1억8000만~1억9000만원 선.



인근 K중개업소 사장은 "올 여름에 비해 32평형이 2000만원가량 올랐다"며 "과거와 달리 평형별로 손에 꼽을 정도로 물건이 부족한 게 요즘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달 전세금 오름세가 눈에 띄는 금천ㆍ노원구 일대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금천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융자가 많이 낀 하자 있는 물건들을 빼면 정상적 물건이 많지 않아 내년 봄 이사철이 염려된다"고 내다봤다.

◆ 내년 봄 전세 불안 재현될까

벌써부터 내년 봄 전세 불안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내년 수도권 입주 예정 물량이 13만8938가구로 올해(15만5459가구)보다 1만6521가구 줄어 최근 5년 동안 최저 수준이다.

전세 공급이 줄어 드는 반면 수요는 늘어날 전망이다. 무주택자에게 획기적으로 유리한 청약제도 개편이 예정됐기 때문이다.

함영진 내집마련정보사 팀장은 "무주택자 요건을 유지하기 위한 재계약이 많아 신규 물량이 없는 데다 내년 수도권 입주 물량도 감소해 전세 불안이 예상된다"면서 "수요자들은 내년 상반기 6000가구가 쏟아지는 동탄처럼 대단지 입주를 노리는 게 낫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계절적 영향을 '대란'으로 확대 해석하는 것을 경계한다. 전세 관련 수치도 아직은 안정세다.

이달 수도권 주간 전세금 변동률은 2주 연속 0.1%로 전체적으로 비수기 모습이다.

11월 국민은행 자료에서는 월세 비율이 전달보다 1.3%포인트 떨어진 38.2%로 월세 전환이 전반적 추세라 전세 물건이 부족하다고 보기에는 시기상조다. 김규정 부동산114 팀장은 "올 가을 전세 수요가 매매로 돌아선 데다 올해는 쌍춘년이라는 전세 특수가 있었다"며 "내년 봄 강남권도 폭등보다는 소폭의 오름세만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