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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상가도 ‘강남 불패’

조은무지개 2007. 7. 24. 12:05
 

지하철상가도 ‘강남 불패’


강남ㆍ잠실ㆍ고속터미널 “불황 몰라요”


‘강남역ㆍ고속터미널역ㆍ잠실역 지하상가’. 우리나라에서 이른바 ‘빅3 지하철상가’로 불리는 곳이다. 지하철 상가는 지하철역과 연결된 지하층에 있는 상가를 일컫는다.

이들 상가는 요즘 불황 속 호황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시장 침체에 빠진 여느 지하철상가와는 달리 보증금이나 권리금 등 임차권 시세가 오름세를 타고 있는 것이다.

‘돈 되는’ 지하철상가도 강남 집중

지하철 유동인구를 고객으로 둔 지하철상가는 유동 인구가 고정돼 있어 경기 변동에 따른 매출 변화가 심하지 않는 게 강점이다. 그래서 일반 상가에 비해 보증금이나 권리금이 훨씬 높은 경우가 적지 않다.

판매 물품도 다양해졌다. 옷ㆍ액세서리ㆍ귀금속ㆍ화장품 판매점 뿐만 아니라 휴대전화 대리점ㆍ브랜드 커피숍ㆍ빵집ㆍ고급의류점 등 그야말로 ‘없는 게 없을’ 정도다.

물론 지하상가라고 해서 모두 장사가 잘 되는 건 아니다. 지역별로 매출이 천양지차다. 상권에 따라서도 임대 수익률이 천차만별이다. 또 유동인구가 많고 지상상가가 잘 되는 지역이라도 의외로 지하철상가의 임대 수익률은 낮은 경우도 많다.

대표적인 곳이 을지로 지하철상가다. 이곳은 그동안 서울 도심에서 내로라하는 지하상가로 꼽혀 왔다. 하지만 요즘 위상은 예전만 못하다. 곳곳에 빈 점포가 눈에 띄고 매장들도 한산한 분위기다.

소규모 지하철상가들도 시장 상황은 좋지 않다. 강남권이나 대규모 지하철 지하상가를 제외한 유동 인구가 많지 않은 지하철상가의 경우 시세가 갈수록 떨어지는 곳이 흔하다. 임대가 어려운 상태에서 보증금 없이 월세만 받는 일명 ‘깔세’ 물건도 적지 않다고 한다.

반면 강남권 주요 지하철상가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지하철상가시장에서도 ‘강남 불패’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강남역 지하철상가, 호재 안고 몸값 오름세

강남역 지하철상가는 평일에도 인파로 북적거린다. 강남역 지하철상가 점포수는 214곳에 달한다. 이곳은 서울지역 지하철상가 중 가장 시세가 높은 상가촌으로 꼽힌다. 특히 유동인구가 많은 6,7번 출구 아래에 있는 상가들은 한 칸(8.92㎡ㆍ2.69평)당 임차권 시세가 보통 6억~7억원 선이다.

강남구 역삼동 선경공인 관계자는 “강남역이 신분당선 환승역이 될 예정인 데다 앞으로 들어설 서초동 ‘삼성타운’ 효과 덕분인지 임차권 시세도 올해 초보다 최고 5~10% 가량 뛴 것 같다”고 말했다. 참고로 서울지역 지하철 상가는 서울시 소유이기 때문에 매매는 불가능하고 대신 임차권 거래는 가능하다.

임차권을 사지 않더라도 장사를 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 임차권 소유자에게 일반 상가처럼 매달 보증금과 임대료를 내면 되는 것이다. 강남역 지하철상가는 보통 한 칸 기준으로 보증금 1억원에 월 임대료가 700만~800만원 선이다. 여기서 임차권 시세의 0.7~1% 정도가 임대료로 책정된다. 강남역 인근 M공인 관계자는 “임차 희망 문의는 많은 데 비해 물건이 워낙 없다보니 임차 물건이 나오자마자 바로 거래되는 편”이라고 전했다.


부활하는 잠실역 지하철상가

잠실역 상가 역시 요즘 부활하는 분위기다. 최근 리모델링을 통해 바닥을 밝은 소재로 바꿨고 장미길ㆍ햇빛길ㆍ별빛길 등으로 구역을 나눠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인근에 롯데백화점ㆍ롯데월드 등이 있고 고정 유동인구도 많은 편이다.

특히 지난해 2월 교보문고가 들어서면서 지하상가 유동인구가 크게 늘었다. 잠실역 지하철상가는 보통 한 칸 기준으로 임차권 시세가 5억원을 넘는다. 잠실동 대성공인 최원호 사장은 “동대문 두타 등 대형 쇼핑몰에게 빼앗겼던 고객들이 요즘 잠실로 발길을 돌리는 등 리모델링 및 교보문고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고속터미널역 지하철상가도 강남역 못지않은 시세를 자랑한다. 위치마다 금액 격차가 크지만 핵심권에 위치한 20㎡(6평) 상가의 경우 보증금 2억원, 월세 300만원에 거래 가능하다. 하지만 유동인구가 적은 길목에 있는 점포들은 보증금 500만원, 월세 40만원에도 거래 가능한 물건이 더러 있다고 한다.

점포수는 620개 정도로 강남역 지하철상가에 비해 3배 정도 많다. 업종별로 보면 옷가게들이 주류를 이룬다. 터미널 특성상 분식점 같은 먹을거리 점포도 적지 않다.

강남역 지하철상가 시장에 ‘삼성타운 효과’가 있다면 고속터미널 지하철상가에는 지하철 9호선 개통이라는 호재가 대기 중이다. 동대문운동장역처럼 지하철 3개 노선(3,7,9호선) 환승역이 되면서 유동인구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주변 반포지역 재건축 호재까지 겹쳐 배후 수요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지하철 상가 매력 풍부…각종 세금 규제 비껴나

지하철상가는 여러 가지 매력을 지니고 있다. 지하철상가는 소유권을 사고 팔 수 없다. 상가의 소유주가 서울시이기 때문이다. 대신 임차권 거래는 가능하다. 따라서 임차권을 사들인 후 다시 임대해 세를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상가114 유영상 소장은 “지하철상가의 가장 큰 매력은 일반 상가처럼 주변에 대형 쇼핑몰이 들어서더라도 매출에 기복이 거의 없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임차권을 구입해 보증금과 임대료를 잘 설정한다면 매달 일정 수익을 내는 데 안성맞춤이라는 설명이다.

임차권 거래이다 보니 등기상 기록이 남지 않는다. 각종 세금 규제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다. 취득ㆍ등록세와 양도세는 물론이고 재산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대신 임차인으로서 권리는 행사할 수 있다. 소유주인 서울시의 관리 명부에 임차권자로 이름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유의할 점도 많아


강남권 빅3 지하철상가는 서울시에서 관리ㆍ운영한다. 보통 임대 운영 방식으로 입점이 이뤄진다. 계약은 일반 경쟁 입찰로 진행된다. 100% 경쟁 입찰하는 방식으로 가격이 정해지기 때문에 사실상 일정한 시세가 형성되기 어렵다. 실제 점포 위치에 따라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입찰가는 계약기간 동안의 총 납부할 월 임대료 액수로 정한다. 예를 들어 5년 계약에 월 임대료를 100만원에 입찰한다면 제시할 입찰가는 6억원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낙찰가를 일시에 내야하는 것은 아니고 월 임대료 형식으로 월말 정산한다. 임대보증금으로는 18개월분의 월 임대료를 현금으로 납부해야 한다. 점포 임차 계약 기간은 5년이다. 개별적으로 임대 물건이 나왔을 경우 임대 공고를 하게 된다.

하지만 돈이 된다고 무작정 비싼 보증금을 주고 투자하는 건 금물이다. 상가정보연구소 박대원 수석연구원은 “높은 보증금과 임대료 때문에 손익분기점을 맞추기 힘든 곳도 많다”며 “지하철상가 점포 하나만 있으면 매달 몇백만원 수입은 거뜬하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간과 공간 한광호 사장은 “투자시 지하철역 출구별 상권 구도를 면밀히 살펴봐야 하고, 역과 바로 연결되는 층에 집객 효과가 큰 업종의 유치와 이용자 편의중심의 매장 구성 여부 등도 사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