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을 줄 모르는 인천 재개발 시장
식을 줄 모르는 인천 재개발 시장
재개발 정비예정구역 후보지 지분값도 크게 올라
지난해 8월 인천시가 도심 정비예정구역 125곳을 확정 발표하면서 달아오르기 시작한 인천 도심 재개발 시장이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지난해 8월 전후로 정비예정구역 내 낡은 다세대·단독주택 등에 매수세가 활발히 붙으면서 몸값이 두 배 이상 치솟았다. 대부분 정비예정구역에서 이 같은 현상이 빚어졌다. 일부 구역의 경우 최근까지도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인천시가 정비예정구역 추가 지정을 위해 발표한 정비예정구역 후보지의 몸값이 뛰고 있다. 투자자들의 관심도 쏠리고 있다. 하지만 거래는 잘 안 된다. 이미 몸값이 많이 오른 때문이다.
정비예정구역 후보지 27곳 발표
인천시는 지난해 정비예정구역에서 제외된 41곳 중 27곳 115만㎡를 정비예정구역 후보지로 정하고 4월 주민공람을 시작했다. 인천시는 27곳 중 정비사업이 시급한 곳을 선정해 오는 9월 말께 정비예정구역으로 추가 지정할 계획이다.
인천시가 정비예정구역을 추가로 지정하려는 것은 지난해 확정된 정비예정구역에서 제외된 지역 주민들의 반발 때문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주민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는 데다 실제로 정비사업이 시급한 지역이 있어 정비예정구역 추가 지정을 검토하게 됐다”고 말했다.
만약 후보지 27곳이 모두 정비예정구역으로 추가 지정되면 인천의 정비예정구역은 125곳에서 152곳으로 대폭 늘어나게 된다. 후보지는 부개4구역·부평6구역·산곡6~8구역 등 부평구가 14곳으로 가장 많다.
그러나 27곳이 모두 정비예정구역으로 추가 지정되지는 않을 것 같다. 인천시 관계자는 “노후도가 심한 곳이 추가 지정 대상”이라며 “27곳이 모두 정비예정구역으로 지정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최근 일부 신문 등에 27곳이 모두 정비예정구역으로 지정되는 것처럼 보도됐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현재 어느 구역이 정비예정구역으로 추가 지정될지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정비예정구역으로 추가 지정을 받지 못하면 인천시가 새로 주거환경기본계획을 수립하는 5년 뒤에나 다시 기회가 온다.
후보지 몸값 “장난 아니네”
이처럼 추가 지정 여부를 알 수 없는데도 일부 후보지의 경우 몸값이 이미 지난해 확정된 정비예정구역만큼이나 올랐다. 오히려 지분값(나중에 아파트를 배정 받을 수 있는 권리)이 정비예정구역보다 비싼 곳도 있다.
후보지 중 한 곳인 부개동 381-15번지 일대의 부개5구역의 경우 지분값이 보통 ㎡당 303만원 선이다. 지난해 이맘때에 비해 두 배 이상 오른 것이라는 게 현지 부동산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구역 내 위치한 우성연립(1983년 입주) 49㎡는 지난해 말 4000만~4500만원 선이었으나 지금은 9000만~1억원을 호가한다. 대지지분은 36㎡ 정도다. 인근의 A공인 관계자는 “최근에는 1억2000만원을 부르는 집주인도 있다”며 “매물도 없지만 지분값이 턱없이 비싸 매물을 받고 싶지도 않다”고 말했다.
산곡동 225-2번지 일대의 산곡7구역 지분값은 ㎡당 333만원을 호가한다. 지난해 연말에는 ㎡당 181만원에 거래됐던 매물들이다. 1년도 안 돼 두 배 가까이 오른 것이다.
지난해 정비예정구역으로 지정된 부평동 665번지 일대의 부평4구역 지분값이 현재 ㎡당 333만원 선인 점을 감안하면 정비예정구역이나 정비예정구역 후보지나 별 차이가 없는 것이다.
매수 문의 끊이지 않지만 거래는 뜸해
이들 지역의 지분값이 이렇게 오른 것은 지난해 정비예정구역 발표와 함께 이들 지역의 몸값이 급등하면서 상대적으로 값이 싸면서도 개발 가능성이 큰 지역을 골라 매수세가 움직인 때문이다.
산곡동 현대공인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정비예정구역에서 이탈한 매수세와 정비예정구역 추가 지정 발표 후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면서부터 호가가 급등하기 시작했다”며 “정비예정구역이 아닌 후보지일 뿐인데 지분값이 갑자기 너무 많이 올라 지금은 매수자들도 어이가 없다는 반응”이라고 전했다.
그러다 보니 거래가 쉽지는 않다. 후보지 발표 이후 매수 문의는 끊이지 않고 이어지고 있지만 지분값이 비싸서다. 부개동 H공인 관계자는 “후보지 내 지분값이 정비예정구역 수준이고 정비예정구역 지분도 얼마든지 살 수 있는 데 굳이 후보지 지분을 사려는 사람이 있겠느냐”며 “정비예정구역으로 지정이 된 다음에는 모를까 지금 이 가격에 거래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