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수도권 유망단지 서울시민엔 ‘그림의 떡’
내년 수도권 유망단지 서울시민엔 ‘그림의 떡’
내년에 대규모 유망분양물량이 쏟아질 전망이지만 주요 유망물량이 경기·인천 지역에 몰려 있어 서울시민을 비롯한 역외 거주자들의 불만이 예상된다. 지역거주자 우선배정제도로 대부분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배정될 예정이어서 서울시민 등에겐 ‘그림의 떡’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
내년도 서울·수도권 유망분양물량은 서울 은평뉴타운, 경기 용인 동천·성복동, 수원 광교신도시, 화성 동탄신도시, 성남 판교신도시, 용인 흥덕지구, 인천 소래-논현·송도·영종도 등이다. 총 3만1000가구에 달한다. 서울의 경우 은평뉴타운이 있으나 총 7000가구에 불과하고 무주택자 우선으로 분양될 가능성이 많아 일반 청약자들에겐 기회가 적을 전망이다.
경기·인천지역 분양 물량들은 대부분 일반 청약예금자들이 청약할 수 있는 데다 뛰어난 입지와 주변 인프라로 서울 수도권 주민들의 눈독을 한몸에 받고 있는 알짜 물량들이다. 그러나 대부분 일정기간 분양지역에 거주한 지역주민에게 100% 공급되기 때문에 서울시민들과 역외 거주자들은 아예 청약기회조차 얻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유망단지들이 집중돼 있는 용인의 경우 더욱 그렇다. 이곳에 예정된 신규 분양 단지는 전량 지역거주자에게 우선청약기회가 주어져 말 그대로 용인 시민만의 잔치가 될 전망이다.
삼성건설이 2월께 동천동에서 공급하는 2515가구의 경우 용인 1순위자 외에는 청약통장조차 내밀지 못한다. 수년 전부터 수도권 주민의 관심을 집중시켰던 이 단지는 33∼70평형의 중대형 위주로 구성됐으며 판교신도시의 턱밑에 위치해 사실상 내년 최대 유망 단지로 손꼽히는 곳이다.
성복동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인근 주민들과의 1년여에 걸친 소송과 민원 끝에 GS건설이 4000여가구를 내놓지만 워낙 대기수요가 많은 지역이어서 서울시민을 비롯한 타지역 거주자들은 먼 발치에서 구경만 해야 할 처지다.
포스코건설이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내년에 분양하는 주상복합아파트도 전량 인천시민에게 돌아갈 전망이다. 평당 1300만원으로 알려진 이 주상복합단지는 주변시세가 평당 1700만원에 달해 인천시민들이 시세 차익을 노리고 대거 청약에 나설 것이 뻔해 타지역 주민에겐 기회가 없을 전망이다.
신도시를 비롯한 대규모 택지개발지구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지역 거주자에게 30% 물량을 우선 배정하는 지역우선공급제도 탓이다. 지역우선공급제도는 20만평 이상의 대규모 택지지구내에서 분양하는 아파트 단지에서 적용되며 지역거주자의 경우 우선공급 경쟁에서 탈락해도 수도권 1순위에서 다시 청약에 참여할 수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수원 광교신도시, 화성 동탄신도시, 성남 판교신도시, 용인 흥덕지구, 파주신도시, 인천 검단신도시 등이 이 제도에 적용된다.
실제로 내년 1월 분양예정인 용인 흥덕지구 경남 아너스빌(903가구)은 워낙 큰 차익이 예상되는 곳이어서 용인 지역 청약예금 1순위 8만여명(10월 말기준)중 대다수가 청약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판교와 동탄, 광교신도시 등 다른 유망 지역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에 대해 김희선 부동산114 전무는 “대규모 택지가 아닌 민간택지에서 지역주민이 분양물량을 모두 가져가는 것은 지나친 면이 있다”며 “서울 주민의 수요 분산을 위해 서울시와 경기지역의 자치단체가 민간택지에서 분양할 때 일정비율만 해당지역주민에게 배정하는 것을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도컨설팅 임달호 대표는 “신도시 등 유망단지 물량을 해당 지역주민이 다 가져가는 것은 문제가 있으며 이는 서울 인구 집중화 해소 차원에서도 관련 규제를 손을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