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군의 부활?'...집값 서열화 우려
'학군의 부활?'...집값 서열화 우려
[아시아경제 진희정 기자]
최근 '학군 수요'가 사라졌던 강남 주택시장에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다. 바로 '내신 절대평가'다. 따라서 강남 및 목동, 상계동 등 학원밀집지역의 집값을 자극할 것이란 전망이 대두됐다.
전문가들은 19일 "최근 정부가 고교 내신평가제도를 바꾸기로 함에 따라 지역 및 학군 간의 집값 서열화가 가파르게 진행될 것"이라며 "서울 대치동,목동, 중계동 등 학원가가 밀집된 지역이 그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중학교 및 고등학교는 각각 '수~가' 및 '1~9등급' 등의 석차를 통해 상대평가를 실시중이다. 정부는 이를 내년부터 시범운영을 거쳐 오는 2014년부터는 중ㆍ고교 성적표에 'A~F 등급, 원점수, 표준편차' 를 기재하는 방식으로 바뀌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에 따라 벌써부터 강남 대치동 학원가는 겨울방학을 앞두고 새로운 강의안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ㅈ학원 관계자는 "절대평가제로의 전환은 내신이 약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논술 등 다른 사교육이 늘게 돼 학원들은 이에 대비한 학원생 유치 전략을 마련중"이라 설명했다.
문제는 가뜩이나 학군 수요가 몰리고 있는 강남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강남이 부동산1번지로 집값 진앙지 역할을 한데는 명문 고등학교와 유명 학원이 밀집돼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고교 서열화와 사교육 강화는 통칭 8학군인 강남 부동산의 인기를 더욱 높여줄 수밖에 없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절대평가를 하게 될 경우 학부모들의 관심이 높아져 이주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자칫 안정세를 찾아가던 강남 부동산 시장의 전셋값 및 집값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특별한 움직임은 없다. 12ㆍ7 대책 이후 강남권 일부 재건축 아파트의 호가만 상승했을 뿐 거래는 소강상태다. 고교 절대평가와 관련해서도 시큰둥한 반응이다. 은마아파트 주변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시범 기간도 거쳐야 하고 정권이 바뀌거나 그럴 경우 다시 물거품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당장 호가 상승에는 영향을 주는 것 같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정작 강남3구의 내년 신규 입주물량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내년도 강남3구 신규 입주물량은 3개 단지 1360가구다. 올해 공급물량 3511가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조합원 물량을 제외한 일반 분양은 508가구다. 이마저도 주택시장이 침체돼 있어 건설사들이 계획대로 공급될 지 미지수다.
청담 자이 인근 ㄷ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강남권 재건축에 따른 이주수요, 신규 공급 부족으로 전세난이 예상된 상황에서 내신 절대평가마저 실시될 경우 시장이 크게 요동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