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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룸임대+개발이익' 꿩먹고 알먹기

조은무지개 2010. 3. 11. 16:57

 

'원룸임대+개발이익' 꿩먹고 알먹기

경매시장 연립ㆍ다세대 인기 상종가

 

지난 2월24일 서울중앙지방법원 6계. 감정가 1억7000만원에 경매에 부쳐진 서울 종로구 창신동 성문빌리지 22㎡는 유찰없이 바로 2억999만원에 낙찰됐다. 응찰자는 2명이었지만 최근 다세대 주택 인기를 고려해 경쟁적으로 높은 가격을 써내는 바람에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123%까지 올라갔다. 하루 전날 같은 장소에서도 역시 낙찰가율 100%를 넘는 고가 낙찰 사례가 발생했다. 강남구 개포동 파라곤빌 30㎡는 감정가 4억원에 처음 경매에 나와 4억2000만원에 낙찰했다.

 

경매시장에서 연립 다세대 주택의 인기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경매정보업체 디지털태인에 따르면 이달 들어 24일까지 서울에서 진행된 연립·다세대 경매 234건 가운데 86건이 낙찰돼 낙찰률(경매건 대비 낙찰건 비율)은 36.75%, 낙찰가율은 87.68%를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월평균 30%초반의 낙찰율, 80%초반의 낙찰가율을 기록하다가 하반기부터 상승세를 타면서 지금까지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서울지역 연립·다세대 경매 낙찰율은 38.99%, 낙찰가율은 93.17%로 상승 분위기가 뚜렷하다.

 

낙찰가가 감정가보다 높은 고가 낙찰도 많다. 경매정보업체 $1에 따르면 2월1일부터 23일까지 서울지역에서 낙찰가율이 100%를 넘는 경우는 34.3%를 차지했다. 이 기간 서울, 경기, 인천을 합해 수도권 전체로도 26.7%가 낙찰가율 100%를 넘었다.

 

MB정부 내내 최고 인기

 

경매시장에서 연립·다가구주택의 인기는 사실 최근의 현상은 아니다. 이명박 정부 출범이후 경매 시장에서 가장 큰 인기를 끈 것이 이들 주택이었다. 지난 2008년4월 서울서부지법 7계에서 열린 경매에서 마포구 망원동 다세대주택 전용 37㎡에는 133명이 몰리면서 감정가 7500만원의 346.69%인 2억6002만원에 낙찰되는 사례도 있었다. 이는 MB정부 들어 주택 중 가장 높은 가격에 낙찰되는 사례로 기록됐다.

 

디지털태인에 따르면 MB정부가 출범한 지난 2008년 2월 25일부터 지난달 22일까지 전국의 법원 경매 물건별 입찰경쟁률을 조사한 결과 연립·다세대 주택이 5.14대1로 가장 높았다. 이 기간 아파트 경쟁률은 4.98대1, 단독주택의 경쟁률은 2.77대1을 기록했다. 이는 전국적으로 부동산값이 폭등했던 2006년 2월25일~2008년 2월24일 연립·다세대주택의 입찰경쟁률(5.76대1)과 거의 비슷한 것이다.

 

낙찰가율과 낙찰률도 연립·다세대주택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 연립·다세대주택의 낙찰가율은 94.6%로 아파트(81.23%), 토지(78.86%), 단독주택(78.5%) 등을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낙찰률도 37.67%로 아파트(35.24%), 업무시설(31.9%), 단독주택(29.78%), 토지(32.57%) 보다 가장 높았다.

 

연립·다세대주택의 인기가 이처럼 지속되는 이유는 정책기조와 관련이 있다. 현 정부는 출범 때부터 신도시 개발보다는 규제완화를 통한 도심지역의 공급확대 정책을 전면에 내걸었다. 아울러 서울시는 르네상스 프로젝트, 수도권일대 정비사업 계획 등을 발표하면서 도심 재개발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향후 개발될 지역의 연립·다세대 주택을 확보해 놓을 경우 향후 개발이 본격화하면 큰 시세차익이 기대되기 때문에 사람이 몰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실제로 뉴타운, 구도심 재개발사업 등의 호재가 풍부했던 인천과 서울 지역 연립 다세대 주택 경매에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몰렸다. 지난 2년간 이 지역의 연립·대세대주택 경매 물건의 평균 입찰자 수는 각각 9.33명, 7.02명이나 됐다. 다른 지역이 평균 3~5명 수준으로 응찰자가 몰리는 것과 비교하면 경쟁률이 크게 높았던 셈이다.

 

디지털태인 이정민 팀장은 “다세대 연립 주택은 다른 물건들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금융규제에서도 자유롭다”며 “저금리 상황에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사람들이 1억~2억원의 소규모 자금을 동원해서 많이 투자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중 수익’ 기대심리 높아

 

경매시장에서 연립·다세대 주택의 인기 상승 요인 중 또 다른 하나는 ‘이중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다. 투자 가치 면에서 연립·대세대주택은 사실 아파트보다 생활여건이 불편하고 환금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정부가 ‘다세대·다가구 건축기준 완화’ 조치를 발표한 이후 수익형 부동산으로서도 주목받기 시작했다. 경매를 통해 값싸게 낙찰 받아 원룸 임대사업이 가능해 진 것이다. 1차로 시세보다 싸게 경매시장을 통해 이들 주택을 낙찰 받아 임대수익을 올리고 향후 재개발, 재건축이 진행될 경우 매매에 따른 시세차익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최근 정부가 적극 추진하고 있는 도시형생활주택 사업을 염두에 둔 투자자들이 도심의 다세대 연립주택을 경매로 매입해 사업을 추진하는 사람이 많은 것도 이런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수목건축 서용식 사장은 “경매를 통해 저렴한 다세대주택을 매입한 후 도시형생활주택 사업을 하겠다고 상담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경매시장에서 연립·다세대 주택의 인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과거처럼 재개발·재건축을 염두에 두고 단기간에 투자수익을 많이 볼 것으로 기대하고 투자하는 것은 삼가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1 강은 팀장은 “올 해에도 지방선거, 각 시도별 주거환경정비기본 계획 발표 등의 호재가 잇따르면서 연립·다세대주택의 인기는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과거와 달리 지방자치단체들이 전면적인 재개발을 자제하고 있는 추세여서 사업이 상당 기간 지연될 가능성이 많다”면서 “분위기에 휩쓸려 무턱대고 낙찰을 받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일한 기자 jumpcu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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