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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시장 양극화 언제까지

조은무지개 2007. 3. 17. 14:44
 

전세시장 양극화 언제까지


서울 강북ㆍ강서권 강세, 강남권 약세


봄 이사철을 맞아 서울ㆍ수도권 전셋값이 오름세를 타고 있다. 하지만 지역별로 가격 상승 편차는 심하다. 서울의 경우 ‘강북권 강세’, ‘강남권 약세’로 요약할 수 있겠다.

강북권 전셋값 상승세는 이사철을 맞아 싼 전세 물건을 찾는 수요가 늘어난 데다 집값 안정에 대한 기대감으로 일부 매매 수요가 전세로 돌아선 때문으로 풀이된다. 9월 분양가 상한제가 실시되면 싼 값에 새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어 기존 집을 사지 않고 전세로 눌러앉아 있는 수요도 많다.

반면 전통적으로 학군 수요로 강세를 보여온 강남권은 전세시장이 의외로 차분한 분위기다. 최근 들어 전셋값이 소폭 오르고 있다고는 하지만 예년 이맘 때에 비할 바가 아니다. 고교 내신 강화와 학군제도 변경으로 강남권에 대한 학군 선호도가 크게 떨어진 것이 가격 약세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강북권, 전세 물건 찾기 어렵네

한국부동산정보협회와 중앙일보조인스랜드에 따르면 서울 강북권(강북ㆍ노원ㆍ도봉ㆍ성북ㆍ은평구) 아파트 전셋값은 한 달 새 0.81% 뛰었다. 반면, 강남권(강남ㆍ서초ㆍ송파구)는 같은 기간 0.34% 오르는 데 그쳤다. 강북권이 강남권보다 2.5배 가까이 전셋값이 더 오른 것이다.

강북권의 경우 특히 중소형 평형의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올 들어 소형(32평형 미만)은 2.17%, 중형(32평형 이상~50평형 미만)은 1.75% 오른 반면 대형(50평형 이상)은 1.94% 떨어졌다. 은평구 수색동 샘공인(02-307-2411) 김충권 사장은 “봄 이사 수요와 예비 신혼부부가 몰려 가격이 싼 20~30평형대 중소형 아파트 전셋값이 많이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매매 시장에 대한 불안감과 9월 청약 가점제 시행을 앞두고 주택 구입을 미루는 수요가 늘고 있는 점도 한몫하고 있다.

노원구 상계동 주공 6단지 17평형은 7500만~8000만원에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 한 달 전보다 1000만원 오른 것이다. 같은 단지 24평형은 올 초만 해도 1억원이면 전셋집을 얻을 수 있었으나 지금은 1억1000만원 을 줘도 물건 구하기가 쉽지 않다.

상계동 우성 34평형은 1억4000만~1억6000만원 선으로 일주일 새 1000만원 가량 올랐다. 상계동 부동산세상공인(02-936-7600) 관계자는 “집값 하락에 대한 기대로 내 집 장만을 미루면서 대신 값이 싼 상계동 아파트 전세를 찾는 경우가 부쩍 많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강북권 일부 지역에선 물건 품귀 현상까지 보이고 있다. 성북구 길음동에서는 20~30평형대의 전세 물건을 찾기가 쉽지 않다. 이곳 일대 20평형대 아파트 전셋값은 1억5000만~7000만원 선으로 한 달 새 1000만~2000만원 정도 뛰었다. 길음동 온누리공인(02-984-7300) 장명환 사장은 “20~30평형대 전세 수요가 많아 물건이 나오는 대로 거래될 정도”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추석 이후부터 연말에 집값이 치솟을 당시 집을 장만한 사람들 가운데 대출 이자 부담 등을 이유로 전세를 월세로 바꾸는 경우가 많다 보니 전세 물건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마포구 공덕동 삼성래미안 3차 24평형 전셋값은 2억2000만~2억3000만원 선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00만∼5000만원가량 올랐다. 그나마 지금은 물건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공덕동 M공인 관계자는 “전세 물건이 귀한 것도 있지만 분양가상한제 및 청약가점제 등을 앞두고 무주택자격을 유지하기 위해 전세 재계약을 통해 기존 집에 눌러앉는 경우도 많다”며 “본격적인 이사철을 맞아 전세 수요가 늘어날 경우 지금보다 가격이 더 뛸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전셋값 상승세, 강북권에서 강서권 등으로 확산

이달 들어선 서울 서남부지역의 전셋값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강북 지역의 전세 물건이 품귀 현상을 보이면서 비슷한 가격대인 금천구나 구로구, 영등포구 쪽으로 전세 수요가 확산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천구 시흥동 남서울건영2차 26평형은 1억~1억2000만원을 줘야 전세 계약서에 도장을 찍을 수 있다. 인근 독산동 금천현대아파트에서도 전세 물건을 찾기가 쉽지 않다. 워낙 재계약이 많아 물건 자체가 없는 데다 매매와 달리 전세 수요가 늘면서 전세 물건의 씨가 말라버렸다는 게 현지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시흥동 번영공인 관계자는 “기존 세입자들이 이사하기보다는 전세보증금을 올려주면서 눌러앉아 전세 물건 자체가 별로 없다”며 “최근 수요가 늘면서 이 곳 뿐만 아니라 인근 단지까지 전세난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 일부 지역도 전세난을 겪고 있다. 부동산정보협회 조사에 따르면 이번 주 동두천(2.35%)ㆍ시흥(0.58%)ㆍ의정부(0.58%)ㆍ파주(0.41%)ㆍ안산시(0.38%) 등이 강세를 보였다. 이들 지역 역시 전세 수요가 늘면서 물건 부족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의정부시 호원동 부동산세상공인 관계자는 “서울 도봉구나 노원구 등의 세입자들이 상대적으로 전셋값이 싼 호원동으로 이사 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강남권 “입시제도 변화 위력 대단하네”

하지만 이사철마다 전셋값 급등을 주도했던 서울 강남권은 전셋집을 보러 오는 발길이 거의 끊겼다고 한다. 가격도 약세다. 물론 이달 중순이 다가오면서 가격이 오름세를 타고 있지만 그 폭은 미미한 수준이다. 강남권은 지난 한 달 새 0.34% 올랐으나,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상승률(0.80%)에 비하면 오름폭이 크지 않다.

서울 8학군의 대표격인 강남구 대치동에서도 전세 거래 뜸하다.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연초에 비해 2000만~3000만원 전세 호가가 떨어졌는데도 찾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은마아파트 31평형은 2억~2억5000만원이면 전세를 얻을 수 있다. 대치동 명지공인(02-557-6969) 송명덕 사장은 “해마다 연례행사처럼 새 학기와 봄 이사철을 맞으면 전세수요가 폭증했지만 올해는 전세 수요가 확 줄었다”며 “매매 거래도 없지만 전세 거래도 많지 않다”고 말했다.

개포동 주공 단지(고층) 등도 한 달 새 1000만원 정도 호가가 빠졌다. 개포동 개포공인(02-2057-1472) 채은희 사장은 “내신성적이 절대평가에서 상대평가로 바뀐 데다 광역학군제 도입 등 입시와 관련한 제도 변화가 효과를 발휘하면서 학군 이사수요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내신제도와 학군제도가 바뀌면서 강남권에 대한 학군 선호도가 낮아진 게 가격 약세의 원인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학군 좋기로 소문난 목동이 있는 양천구의 경우 주간 변동률(부동산정보협회 조사)이 지난달 이후 연속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또 강남권 전세보증금이 강북지역 등에 비해 워낙 비싸다 보니 신혼부부 등의 전세 수요가 많지 않은 점도 전세가 하락의 원인이다. 이와 함께 송파구 잠실동에서 재건축 단지 입주가 시작되는 등 대체지 물량이 풍부한 것도 한몫한다는 게 현지 부동산중개업자들의 설명이다.

봄철 전세대란 올까…“상승세 확산 vs 국지적 불안” 의견 엇갈려

비강남권을 중심으로 한 전셋값 오름세가 지속될지는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전망이 엇갈린다.

전셋값 상승세 지속론자들은 몇 가지 근거를 내세운다. 서울 지역 입주물량의 감소, 재개발 이주 수요, 집값 하락에 대한 기대감에 따른 재계약 연장 증가 등이다. 부동산퍼스트 곽창석 전무는 “단기간에 공급을 늘릴 방법이 없기 때문에 당분간 매물 부족현상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택업계에 따르면 서울의 경우 올해 아파트 입주물량은 3만419가구로 지난해 4만5765가구에 비해 큰 폭으로 감소한다. 경기도도 지난해 9만805가구에서 7만1177가구로 줄어든다. 해밀컨설팅 황용천 사장은 “분양가상한제와 청약가점제 등 아파트 분양제도의 변화도 전세 수요를 늘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분양제도 변화로 무주택자들이 집을 사기보다는 전셋집에 살면서 분양가 규제를 받는 저렴한 아파트에 청약하는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여기에다 올해 공시가격 상승으로 다주택자들이 늘어난 보유세 부담을 세입자에게 전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은평구 수색동 샘공인 김충권 사장은 “자금력이 부족한 집주인들이 재산세나 종부세 등 보유세 마련을 위해 전세를 월세로 돌리거나 전세보증금을 올리는 쪽으로 방향을 잡을 수 있다”며 “이 경우 가뜩이나 불안한 전세시장을 더욱 자극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반면, 전셋값 상승세는 국지적인 현상으로 지난해 하반기와 같은 전세대란은 빚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게 견해도 많다. 유엔알 박상언 대표는 “봄철 성수기가 지나면 시장이 재차 안정세로 돌아서고 매매ㆍ전세가 동반 약세현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개나리공인 이병호 사장은 “올해 주택 공급물량이 다소 줄어들기는 하겠지만 지난해에 비해서 전세수요도 그만큼 줄어들 것으로 보여 전세난은 일어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성북구 성북동 딸기공인 관계자도 “2~3월 전셋값 상승세는 매년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지난해 추석 이후 있었던 전셋값 강세 때와는 그 규모와 영향에서 많은 차이가 있다”며 “지난해 내집마련에 나선 사람들이 많아 예년보다는 전세 수요가 줄어든 것도 묵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