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구름 낀 개포지구 재건축에 볕들까

 

먹구름 낀 개포지구 재건축에 볕들까

구청 용적률 배분 용역 발주…연말 확정 방침

서울 강남지역 마지막 알짜 재건축단지로 꼽히지만 용적률 규제에 발목이 잡혀 있는 개포지구 재건축에 볕이 들까, 답답한 터널의 끝이 보이지 않을까.

 

용적률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르게 돼 개포지구 재건축 사업이 기로에 서게 됐다.

강남구청은 최근 개포지구 재건축 용적률을 올리기 위한 용역을 발주했다. 2차 용적률 줄다리기 전 ‘오픈 게임’이 시작된 것이다.

개포지구는 개포동 일대 120만평. 16개 단지 2만5000여가구의 낡은 아파트들이 몰려 있는 곳이다. 2002년 서울시는 개포지구 전체 평균 용적률 200%로 재건축할 수 있도록 했다.

전체 평균 용적률만 정해진 상태에서 강남구청은 개별 단지별 용적률 배분에 나서 2005년 저층단지 177%, 고층단지 222%의 배분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재건축에 적극적인 저층 단지들이 반발해 이 안은 서울시 심의에서 보류돼 용적률 배분안이 결정되지 못한채 2년이 흘렀다.

 

단지별 용적률 배분안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업을 할 수가 없어 사업 역시 발 묶여 있다.

주민들은 177% 용적률로는 사업성이 없다면 상향을 요구하고 있다. 강남구청은 전체 평균 200%로는 상향이 어렵다는 입장에서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졌다.

 

‘전체 200%’ 5년 뒤나 재조정 가능

그러다 전체 평균 200%의 결정이 5년이 지나 올 들어 다시 용적률 조정이 가능하게 된 것. 이에 따라 강남구청이 용적률 상향을 위한 용역을 발주하게 된 것.

강남구청 관계자는 “용적률을 얼마나 올릴 수 있을 지는 용역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용적률 상향을 위한 작업이 이제 시작된 셈이어서 현재로선 상향 폭의 윤곽도 잡기 힘든 상태다.

구청 측은 올해 말까지 용적률 배분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용역에 6개월 가량 걸리고 주민공람, 구청 결정에 이어 서울시 심의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주민들은 용적률 200% 이상을 바라고 있다. 하지만 고덕지구와 둔촌지구 등이 190%에 결정돼 개포지구도 용적률을 이보다 높게 올리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용적률 190%만 돼도 사업의 숨통이 좀 트일 것 같다”고 말했다.

용적률 결과 따라 사업 재개 여부 결판나

‘마지막 알짜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 개포지구는 재건축 난항과 상관없이 그동안 주택 수요자나 투자자들의 인기를 끌어왔지만 올 들어 다른 재건축 단지들과 마찬가지로 크게 위축돼 있다.

개포주공1단지 15평형의 경우 8억7000만원선으로 올 초 9억5000만원에 비해 10% 가까이 빠졌다. 부동산중개업소들은 “각종 규제에다 세금 부담은 늘고 사업 전망은 불투명해 빠져나가려는 급매물도 더러 나오지만 수요자들이 시큰둥하다”고 말한다.

 

입지 여건이 좋아 대기수요는 많지만 가격이 좀더 하락할 것이란 예상이 많아 수요가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재건축 용적률 용역이 나온 뒤 용적률 상향이 어려워보인다면 개포지구 재건축은 ‘울며겨자먹기’식으로 사업을 재개하든, 아니면 요원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