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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싸게 팔고 싶어도 안되는 이유

조은무지개 2007. 6. 5. 14:31
 

미분양 싸게 팔고 싶어도 안되는 이유


파격 조건 판매에 기존 계약자와 마찰


9월 분양가상한제 실시를 앞두고 주택건설업체들이 미분양 물량을 털기 위해 파격적인 조건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중도금 무이자 대출을 알선해 주거나 계약금을 전체 분양가의 20%에서 5%로 낮추는 것은 이제 기본이 됐다. 요즘에는 발코니 확장을 무료로 해 주는 업체도 있다.

기존 계약자들 “형평성 안 맞다” 반발

부산 정관신도시의 한 업체는 계약금을 아예 정액제(500만원)로 받고 있다. 업체들의 이 같은 미분양 판매 조건은 지방으로 내려갈수록 더 파격적이다.

9월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면 분양가가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 심리가 작용해 주택 수요자들이 주택 구입을 미루는 바람에 분양시장이 극도로 침체돼 있어서다.

그러나 대다수 업체들이 이런 파격 조건을 미분양분 계약자들에게만 적용, 기존 계약자들이 반발하는 일이 끊이지 않고 있다. 기존 계약자들이 형평성을 주장하며 같은 분양 조건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월드건설이 대구시 달서구 월성동에서 분양 중인 월드메르디앙의 경우 지난달부터 일부 미분양분에 대해 중도금 40% 무이자 융자를 새롭게 적용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기존 계약자 400여 명이 “미분양분 계약자들에게만 혜택을 주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자신들도 중도금을 무이자 혜택을 줄 것을 회사 측에 요구하고 있다.

이미 한차례 동일 혜택 주기도

기존 계약자들은 중도금 40%에 대해 1년간 무이자 혜택을 받고 있다. 이들은 벌써 한 달여 째 견본주택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회사 측은 이들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기존 계약자들의 중도금까지 무이자 혜택을 줄 경우 가구당 최소 1000만원씩 회사가 더 부담해야 하기 때문. 현지 분양팀의 한 관계자는 “이번 주 안으로 해결 방안이 나올 예정이지만 기존 계약자들의 요구를 받아 주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분양 기간 중 한 두 차례 판매 조건이 바뀌는 경우는 거의 모든 사업장에서 일어나는 일”이라며 “판매 조건이 바뀔 때마다 기존 계약자들에게 동일 혜택을 주는 사업장은 거의 없는데, 우리는 지난해 10월 발코니확장 비용을 유료에서 무료로 전환하면서 기존 계약자들에게 동일한 혜택을 준 적도 있다”고 말했다.

월드메르디앙은 지난해 10월 발코니 확장과 섀시 설치비용을 유료에서 무료로 전환하면서 기존 계약자들에게도 똑같은 혜택을 줬었다. 당시에는 기존 계약자들이 많지 않았기에 손해를 감수했었다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한국토지신탁이 충북 제천시 천남동에서 분양한 코아루 아파트도 같은 처지다. 이 아파트는 이미 지난해 2월 입주를 마쳤는데 한국토지신탁이 미분양 물량에 대해 할인 판매를 하자 입주자들이 시위를 벌이는 등 집단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천남동 코아루 아파트는 318가구 가운데 미분양 물량이 약 170여 가구에 달하는 알려졌다. 한국토지신탁은 지난해 11월부터 이 물량에 대해 당초 분양가(평당 400만원 선)보다 약 10% 낮은 분양가로 판매하고 있다.

그러자 기존 입주자들은 1월부터 “집값이 하향 평준화될 우려가 있을 뿐 아니라 분양가를 내린다면 할인율을 기존 입주자들에게도 적용해 줘야 한다”며 한국토지신탁에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업체들 "기존 계약자 항의 문제 많다" 주장

한국토지신탁은 아직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 회사 윤종열 과장은 “할인 판매는 미분양 해소를 위한 어쩔 수 없는 내놓은 고육지책”이라며 “분양가 할인에도 불구하고 분양이 잘 안 돼 해결책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업체와 기존 계약자간의 실랑이는 지방의 경우 거의 모든 사업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다만 몇몇 사업장처럼 집단행동을 안 할 뿐이라는 것이다.

미분양을 분양 중인 부산의 한 견본주택 관계자는 “분양이 잘 안 돼 최근 계약금을 낮췄는데 계약금을 낮춘다는 광고가 나간 뒤 기존 계약자들의 항의 전화를 수십여 통 받았다”며 “기존 계약자들이 일부 사업장처럼 집단행동을 안 할 뿐이지 지방의 경우 미분양을 판매 중인 거의 모든 업체들이 이런 일을 수시로 겪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백화점에서 세일을 한다고 같은 제품을 사간 소비자들이 집단행동을 하는 경우는 보지 못했다”며 “기존 계약자에게도 똑같은 혜택을 주고는 싶지만 그 만큼이 그대로 회사에 손실로 돌아오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