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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만원 더 줄테니 팔아줘"

조은무지개 2007. 3. 20. 11:18
 


"1천만원 더 줄테니 팔아줘"


"중개업소 입장에서는 집값이 내리더라도 거래만 활발하게 이뤄지면 만사 오케이죠. 수천만 원씩 가격을 낮춘 급매물이 나와도 거래가 이뤄지지 않으니 애가 탑니다."(서울 강남구 A공인 관계자)

부동산중개업소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주택시장 여건이 바뀌면서 고객 행태도 함께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 "대출 얼마나 가능한가요"

= 집값 상승세가 꺾이고 거래량이 급감하자 고객 상담내용도 달라졌다.

송파구 잠실 D중개업소 관계자는 "작년까지만 해도 '앞으로 얼마나 오를까'를 묻는 질문이 많았다"며 "최근 들어서는 '앞으로 얼마나 떨어질까' '대출 많이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질문이 많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가끔 문의전화가 오면 자금력과 대출 가능액부터 확인하게 된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A중개업소 관계자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집주인들이 시세를 자주 물어왔지만 요새는 뜸하다"며 "값이 떨어진다는 얘기가 듣기 거북한 모양"이라고 덧붙였다.

◆ '집 팔아주면 1000만원 보너스'

= 매매거래 위축이 장기화하자 중개업소에 '성공 보수'를 내거는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다.

경기도 분당의 40평형대 아파트에 거주하는 김 모씨는 "다른 곳으로 이사가려고 두 달 전에 살던 집을 내놨는데 전화 한 통 오지 않는다"며 "급한 마음에 공인중개사에게 '원하는 가격대에 집을 팔아주면 1000만원의 보너스를 따로 주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그는 "수천만 원씩 집값을 내려도 안 팔리는 상황에서 가격만 맞춰준다면 보너스 1000만원이 대수냐"고 되물었다.

◆ 집주인 호가 위력 '뚝'

= 집주인의 매도 호가는 중개업소에서도 영향력을 잃은 상황이다.

신사동 H공인 관계자는 "지난해 12월까지만 해도 매도자 우위 시장이었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며 "올 들어 매매가 사라지면서 '급급매' '가격조정 가능'인 매물이 부쩍 늘어났다"고 말했다. 서울 강동구 B공인 관계자는 "작년 10~11월 집값이 뛸 때는 집주인들이 '사든지 말든지 알아서 하라'는 식이었다"며 "하지만 요즘에는 직전 실거래가격을 조금이라도 웃도는 호가는 급매물 추천 대상에서도 밀려나기 십상"이라고 말했다.

◆ 전ㆍ월세 '귀하신 몸'

= 요즘 중개업소에서 전ㆍ월세 거래자는 '귀하신 몸'이다. 전ㆍ월세 재계약도 마찬가지다. 서울ㆍ수도권 주택시장에서 매매가 사라지면서 전ㆍ월세가 중개업소의 주수입원이 됐기 때문이다.

신사동 L공인 관계자는 "요새는 전세만 중개하는데 매물도 없고 가격도 많이 올라 주로 재계약 위주"라며 "지난 2년 동안 전세금이 많이 올랐기 때문에 주수입원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대형 아파트의 인기가 '싹' 걷히고 중소형 주택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부동산 정보업체 관계자는 "매매뿐 아니라 전세도 중소형 주택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6억원을 넘어서는 고가 중대형 아파트는 △사실상 거래 중단 △가격 하락폭 확대 △보유세 부담의 3중고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