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기지 이전 연기 용산 직격탄...거래 실종

 

  미군 기지 이전 연기 용산 직격탄...거래 실종

[아시아경제/김부원 박종서 기자]미군기지 이전과 서울시 녹지축 조성 계획 등으로 올들어 주택 및 지분 시세가 급등세를 보였던 용산구 한강로 이태원 후암동 보광동 일대 부동산시장이 미군기지 이전 연기소식으로 직격탄을 맞고 깊은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

주한미군 이전 및 용산공원 조성, U턴 프로젝트, 한남뉴타운 등 호재에 힘입어 용산구 일대 부동산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다 미군기지 이전이 연기될 것이란 정부 발표로 한순간 침체 위기를 맞고 있다.

◇제2의 강남 용산에 '날벼락'
용산구 일대는 재개발바람이 불면서 올해 들어서만 부동산시세가 50%이상 상승하는 등 호조를 보이며 강남 집값 수준에 육박할 것으로 기대됐다.

현재 용산역 인근 한강로3가 3구역의 경우 지분시세가 평당 1억~1억2000만원, 4구역은 7000만~8000만원까지 치솟은 상태다.

하지만 미군 이전이 연기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14일 오전 공인중개업소에는 시장 상황을 좀 더 살펴본 후 거래하겠다는 매수자들의 전화가 걸려오는 등 투자자들이 시장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현지 중개업자들 역시 부동산시장이 한 순간 위축될 것을 우려하며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특히 미군 이전 및 용산공원 조성으로 인한 후광효과를 기대하며 단기투자에 나섰던 투자자들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강로3가 W공인 대표는 "2008년 경 미군 기지가 이전할 것으로 기대했던 단기투자자들이 혼란에 빠질 뿐 아니라 전반적으로도 투자 심리가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같은 동 S공인 대표는 "그동안 높은 시세 때문에 거래를 망설였던 모 은행 지점장이 미군기지 이전소식 때문에 시세 하락이 예상 된다”며 “시세가 하락하면 바로 살 수 있도록 부탁했다"고 밝혔다.

후암동 E공인 관계자는 "앞으로 상당한 시간이 지나면 시세가 다시 오르겠지만 한 동안은 가격 하락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후암동 H부동산 관계자 역시 "최근 정부의 부동산대책 발표로 관망세가 유지되는 가운데 미군기지 이전이 연기되면서 단기투자를 목적으로 한 투자자들은 매물을 다시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로 인해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도 있음을 내비쳤다.

◇한남뉴타운 지역도 '냉각'=그동안 유망 투자지역 중 한 곳인 한남뉴타운 역시 주한미군 이전 연기로 인한 후폭풍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한남뉴타운 내 이태원의 경우 올해 초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1년 사이 30% 가량 시세가 올라 10평이하 지분은 평당 6000만원대까지 급등했다.

하지만 미군 기지이전이 연기된다는 보고가 나가면서 들끓던 부동산시장이 냉각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태원동 C공인 사장은 "2008년 경 주한미군이 이전할 것으로 기대하고 올해 초 뉴타운지역에서 급하게 거래를 했던 투자자들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시세가 본격적으로 하락하면 투자자 뿐 아니라 기존에 아주 적은 지분만을 소유하고 있던 원주민들의 걱정도 커질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보광동 G공인 실장 역시 "그동안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던 한남뉴타운 일대 부동산시장이 지난 10월 19일 재정비촉진지구 지정과 11ㆍ15대책 등으로 거래가 다소 위축됐다"며 "이번에 미군기지 이전까지 연기되면서 악재가 겹친다면 지분 값이 본격 하락할 것으로 예상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