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블-非버블지역간 집값 격차 좁아진다

 

버블-非버블지역간 집값 격차 좁아진다

11.15대책 이후 2.39배 수준으로 떨어져

지난해 5월 '버블 세븐' 논란을 기점으로 버블지역과 비버블지역간 아파트값 격차가 점점 좁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업계가 최근 서울 버블지역(강남, 서초, 송파, 양천구)과 비버블지역(그외 21개구) 아파트의 평당 매매가를 조사한 결과, 버블지역이 평당 2772만원으로 비버블지역(평당 1178만원)에 비해 2.35배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버블지역 집값은 2005년 1월 비버블지역보다 2.1배 높은 수준에서, 이후 1년5개월동안 급상승해, 버블 논란 시점인 지난해 5월 중순 두 지역간 격차는 2.49배까지 벌어졌다.

재건축 투자매력 감소가 주요 원인

그러나 버블 논란 이후 두 지역간 집값 격차는 조금씩 줄어들기 시작했으며, 지난해 11.15대책 발표 이후로는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비버블지역의 강세로 연말에는 2.39배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어 올해 들어 분양가 상한제 도입을 골자로 한 1.11대책 발표로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투자매력이 감소하면서 강남권이 하락세로 돌아선 반면 강북권은 상승 또는 강보합을 지속하고 있는 격차는 더욱 좁혀지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한 관계자는 "버블 논란 이후 두 지역 아파트값 차이가 줄어들고 있는 것은 버블지역의 집값이 크게 하락했다기보다는 일부 비버블지역의 아파트값이 급등해 빚어진 현상"이라며 "정부의 집값 버블논란이 약효를 받은 것으로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진단과 전망

비버블지역 집값이 오르고 반대로 버블지역은 떨어져 결국 지역간 자산가치가 평준화되는 양상이다. 그동안 문제가 됐던 집값의 양극화 문제가 해소된다는 차원에서 바람직한 것 처럼보인다.

 

하지만 현실을 잘 뜯어보면 무주택자는 내집마련이 그만큼 어려워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의 경우 강남 등 버블지역의 집값이 대폭 오른 점에 대해서는 신경질이 났지만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강북에서 집을 마련할 수 있는 여지는 있었다. 

 

버블지역 집값이 떨어진 것은 크게 환영할 일이지만 상대적으로 싼 비 버블지역 집값이 올라 무주택 서민의 내집마련 꿈은 오히려 더 어렵게 돼버렸다.

 

물론 정부가 최근 임대주택을 많이 지어 무주택자들도 손쉽게 집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그렇지만 임대주택 건설지역이 서울에서 먼 외곽이 대부분이어서 사정상 그런 곳에 싼집이 나오더라도 구입할 수 없는 사람이 적지 않다. 서울에 생활터전을 갖고 있는 무주택 서민들의 대부분은 서울 바깥에서 출퇴근하기 어려운 입장에 처한 사람이 많다는 얘기다.

 

이런 처지에 있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정부의 임대주택제도가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 그래서 무주택 서민 입장에서는 비 버블권 집값이 오른 것은 좋아할 처지가 못된다.

강북의 뉴타운개발은 오히려 서울의 집값을 더 올리고 말았다.

 

당초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승 전 한국은행총재는 강남집값을 잡기 위해서는 강북을 강남처럼 개발해야 한다고 했다. 뉴타운 개발 덕에 강남권 집값이 떨어졌을까. 아니다. 뉴타운은 오히려 강북집값을 올려놓아 서민들의 주거안정만 더욱 악화시키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