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대출금리 인상 '고민되네'

 

주택대출금리 인상 '고민되네'

시중은, 추가 인상폭 결정 못하고 눈치만

다음달 1일부터 주택신용보증기금 출연금 비율 상향조정을 앞두고 시중은행들이 주택대출 금리 인상 작업에 착수했다.

출연금을 내는 비율(출연료율)이 현행 대출금 잔액의 0.165%에서 최고 0.3%로 높아지기 때문에 은행의 부담을 덜기 위해서는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게 은행들의 입장이다.

 

이미 담보대출금리 많이 올라

 

그러나 최근 주택시장 침체 여파로 주택담보대출이 사실상 개점휴업인데다 시장금리 상승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크게 오른 상황이어서 섣불리 추가 인상폭을 결정하지 못하고 서로 눈치만 보고 있는 형국이다.

18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하나.외환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들은 출연료율 상승분을 신규 주택담보대출 금리에 반영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인상폭과 시행 시기를 각 은행 내부적으로 조율 중이다.

최대 은행인 국민은행은 0.15%포인트 이내에서 인상 폭을 결정할 예정이다.

다음 달부터 기금 출연 대상이 현행 '주택자금대출'에서 주택건설.구입.임차자금, 중도금대출 등으로 넓어지는데 국민은행은 주택담보대출을 일찌감치 주택자금대출로 분류하고 출연료를 부담해왔기 때문에 사실상 0.15%포인트 정도의 인상 요인만 있는 셈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0.15%포인트의 인상 요인을 금리에 모두 반영할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면서 "금리 인상 시행 시기도 다소 늦춰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신한. 우리. 하나. 외환은행 등 그동안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출연료를 내지 않은 은행들은 0.3%포인트 이내에서 금리를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금리 인상 요인을 고객에게 모두 전가할 경우 비난 여론에 직면할 수 있는 데다 국민은행과 대출금리 격차가 벌어져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은행들의 동향만 살피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7월부터 신규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3%포인트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면서도 "다른 은행과 보조를 맞춰 인상폭을 최종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도 0.3%포인트 가량 인상하는 것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주택대출 잔액이 늘어나면 출연금도 함께 늘어난다"면서"앞으로 은행간 대출경쟁으로 금리 인하 경쟁이 벌어질 경우 은행 마진은 장기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금리 인상 시행 시기 다소 늦춰질듯

한꺼번에 금리가 급등할 것을 우려한 일부 은행들은 출연료율 상승폭에서 일부만 기준금리에 반영하거나, 기준금리에 모두 반영하되 가산금리를 감면해 고객 부담을 더는 방안을 놓고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 은행의 대출금리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를 감안한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한 형태로 이뤄진다.

한편 출연료율 인상은 중도금 대출에도 적용되면서 7월1일 이후 분양되는 아파트 단지의 중도금 대출 금리도 함께 인상될 전망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아파트 사업장마다 금리 수준이 다르지만 은행들이 예전처럼 낮은 금리를 제시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